사설 기숙사로 이사한건 실수와 후회로 점칠된 2018년도에 한 일 중 그나마 잘한일 중 하나다. 처음으로 혼자 스튜디오에서 자취를 해본 결과 어쨌든 혼자 사는 건 외로움과의 싸움이지만 스튜디오는 기숙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립되기 쉽다는 걸 느꼈다. 짧은 기간이었지만 학교에도, 동네에도 인사하는 사람 하나 없이 사는 건 딱 죽을 맛이었다. 학교에서 돌아와 쉼터가 되어야 할 집은 무덤같았다. 새로 들어가게 된 기숙사는 파리 중심지에 위치해 있었고, 나는 널찍한 방을 혼자 사용할 수 있었다. 화장실과 욕실은 공용이었지만 내가 사는 층엔 사람이 적어 겹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. 월세는 약 710유로였는데 아침 저녁을 제공하는 곳이라 식사금액이 포함된 가격이었다. 나는 이 급식을 아주 좋아했는데, 당시에..